LaonMoon 2025. 2. 25. 22:40

 

문득 떠오른 생각들이기에 두서없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.

 

기억과 기록에 의하면 약 2011년부터 '이야기'다운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. 소설을 처음 쓰게 된 이유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. 다만, 학교에서 그 날 있었던 일들을 바로바로 글로 옮겨 적으며 묘사하는 것이 재밌었던 것 같다. 그 뒤로도 내가 쓴 이야기를 누군가 봐 주는 것이 즐거워서 소설을 계속 써온 것 같기도 하다.

 

최근에 든 생각은 너무나도 '이야기'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소설을 쓰고 있는 것 같다.

 

이야기를 좋아했기에 수많은 책들과 영화, 드라마를 탐닉했다. 세계관과 스토리, 캐릭터에 몰입했기에 주인공들의 성취와 희열, 고난과 역경, 기쁨과 슬픔을 함께 가슴 졸이며 지켜보았고, 끝끝내 그 이야기의 결말이 처절해서 나에게 아픔을 가져다 주기도 할때에 나는 소설을 썼던 것 같기도 하다. 저런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, 혹은 작품이 나에게 전달하는 아픔이 견디기 어려워서 특정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그런 생각이랄까.

 

이렇게 적어보기도 하였지만, 어떠한 취미를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이유만은 분명 아닌 것 같다. 

 

작품을 쓰는 동력 중에 하나는 내가 만든 '캐릭터'를 놓을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. 아직 완결을 지어주지 못한 나의 첫 작품이 있는데, 그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자다 일어나더라도 바로 그들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을 만큼 정말 많은 공을 들였었다. 셀 수 없을 정도로 그 작품을 다듬고 갈아엎었으며 그렇기에 너무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. 그래서인지 유독 그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불쑥 생각이 난다.

 

그들의 이야기를 아직 마무리 짓지 못했는데. 그런 생각으로 다시 오랫동안 놓고 있던 작품을 들여다보고 한두글자 더 적기도 했다.

 

또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지식을 죄책감 없이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. 죄책감이라고 한다면 '당장 돈이 되지 않을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행위'에 대한 것이다. 물론 그런 것 없이 온전히 독서 및 공부의 기쁨을 느끼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, 가끔 책을 읽을 때면 '이걸 알아서 어디에 써먹지' 라는 생각을 하곤한다. - 근세 유럽의 가구들과 옷 풍습이라던가, 조선 시대 왕세자의 구체적인 일과 및 사례들, 얼키고설킨 유럽 왕족들의 가계도 및 배경 사건과 이야기들 등 - 

 

이 때에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'소설가적 마인드'이다.(필자가 방금 지어낸 말이다.)

 

어떤 종류의 독서를 하던지 - 역사, 종교, 문화, 정치, 철학, 경제 등 - 흔히 인문학이라고 일컫는, 당장 나에게 이득이 되지 않더라도 '나중에 이걸 소재로 해서 소설을 써보자'라는 생각을 가지고 독서 및 지식 탐색을 한다면 꽤나 흥미로운 행위로 다가온다. 소설가적 마인드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도 줄이고, 지식도 쌓기에 좋은 이유가 되어 준다.

 

그리고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. 소설을 쓰는건 정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- 작가마다 다르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1000자를 적는데 평균 1시간 정도 고려한다 - 그래도 온전한 '나의 것'이 세상에 남겨진다는 측면에서도 뿌듯함을 주는 것 같다.